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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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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어린 ‘양푼’과 함께 맛보는 매~콤한 ‘갈비살’

정감어린 ‘양푼’과 함께 맛보는 매~콤한 ‘갈비살’

by 제주교차로 2010.04.09


제주시 노형동 ‘양푼 왕갈비’
인간은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을 아름답게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나 왕년에 00했어~’ 라든가 ‘옛날이 좋았지’ 라는 말들이 모두 이런 심리적 영향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런 성향은 종종 음식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옛날식 자장’ 이나 ‘할머니 손맛’ 등이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옛날식 조리법과 마케팅을 내세워 손님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가장 강력한 아이템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양푼’ 혹은 ‘낭푼’ 으로 불리는 양은냄비! 그 옛날 여성들의 혼수품목에 없어서는 안될 만큼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양은냄비는 그 특유의 색깔과 정감 가는 모양으로 현재까지 라면 및 각종 찌개와의 찰떡콤비로 활약하며 유구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 제주시 한라대학교 사거리 인근에 가면 요 양푼을 이용해 기가 막힌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 있으니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양푼 왕갈비(대표 김판진).’ MBC, KBS 등 여러 방송에서 앞 다퉈 소개할 만큼 이미 지역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곳의 주 메뉴는 양푼에 지글지글 끓여 먹는 왕갈비로 흔한 양념갈비와 생갈비에 질린 미식가들의 입맛을 단박에 사로잡으며 노형동만의 별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면으로 이어집니다)
대한민국표 국내산 고춧가루와 세상에서 오직 김 대표만 알고 있다는 비법양념으로 맛을 낸 ‘양푼 왕갈비’는 은근한 중독성을 무기로 한번 맛보면 계속 생각난다는 ‘후천적 양푼 왕갈비 중독증상’을 일으키며 오늘도 매운맛 마니아들을 양산(^ ^;)하고 있다.
널찍한 테이블에 앉아 ‘양푼 왕갈비’를 주문하면 여기저기 찌그러진 정감어린 양푼에 신선한 갈비살이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 불그스름한 모양새가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지글지글 소리와 매콤한 향기, 노릇하게 익어가는 왕갈비 등 고기가 익는 시간동안 청각, 후각, 시각을 사정없이 괴롭히는 3D급 3단 콤보 유혹을 감내하면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니’ 란 말처럼 곧 쫄깃쫄깃 먹음직스러운 양푼 왕갈비가 눈앞에 펼쳐진다.
맛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마는 신선한 제주산 돼지고기와 비법 소스가 어우러진 왕갈비는 가히 별미 중에 별미. 취재차 방문한 까닭에 2인분이 넘는 왕갈비를 나 혼자 먹어야 했지만 매운 양념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와 느끼함을 완벽히 제거해 취재는 뒤로한 채 연신 왕갈비를 입으로 가져가기에 바빴다. 그렇다고 남자 혼자 2인분을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적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양푼 왕갈비를 먹다보면 그 뛰어난 맛에 한 번,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양에 두 번 놀라게 되니까 말이다. 나 역시 엄청난 과식 탓에 빨간색 부채 표를 확인하며 연신 소화제를 들이켜야 했다(^ ^:).
어쨌든 같이 먹던 사람 염라대왕께 문안인사 가도 모를 만큼 맛있는 양푼 왕갈비를 게눈 감추는 후다닥 해치우고 나면 또 하나의 별미를 맛 볼 수 있는데 바로 남은 갈비양념에 쓱쓱 볶아 먹는 볶음밥이 그 것. 밥과 함께 김, 콩나물, 당근 등 온갖 야채를 양푼에 넣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방울 쭉 짜서 이리저리 비벼먹으면 그 맛은 가히 소녀시대 9명이 빙 둘러 앉아 ‘오퐈아~’라고 애교떨어도 들리지 않을 정도. 맛뿐만 아니라 고기요리만으로 부족했던 2%의 포만감 역시 볶음밥이 확실하게 채워주며 맛의 화룡점정을 찍어준다.
주인 내외분이 호남 분들인 탓에 메인 메뉴와 함께 상에 오르는 기본 반찬들 역시 전라도 특유의 맛깔난 손맛을 자랑하는데 깻잎절임과 배추 겉절이는 완전 초 강추! 특히 향긋한 깻잎절임에 잘 익은 갈비살 한 점과 마늘 한 개를 정성스레 올려 먹는 쌈은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미 중 특미다.
주문시 취향에 따라 1~3단계까지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어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손님 역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양푼 왕갈비 외에도 ▲갈비도리탕 ▲낚지 와 갈비찜 ▲눈물의 닭도리탕 ▲왕갈비김치와 함께 춤을 등 개성 넘치는 다른 메뉴들도 맛볼 수 있다.

▲ 양푼 왕갈비: ☎ 746-3663 (제주시 한라대학교 입구 사거리 인근 소방서 뒤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