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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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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메로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곳, ‘메로 왕’

제대로 된 메로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곳, ‘메로 왕’

by 제주 교차로 2011.04.06

“왕이로 소이다~”
지난겨울, 방어와 고등어간의 치열했던 맛 대맛 혈전을 기억 하시는지. 필자의 식객여행을 접한 독자라면 회와 구이부문으로 진행된 그 승부의 말미에 ‘메로구이’ 를 언급했던 사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꽉 들어찬 하얀 속살과 감칠맛으로 확실한 맛의 우위를 자랑했던 방어머리구이. 그 방어머리구이에 맞설 단 하나의 라이벌이자 가공할 끝판 왕 메로구이...
맛 대맛 기사를 썼던 지난겨울부터 오매불망 기다렸던 그 메로구이를 드디어 지난 주말 제주시 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메로 왕’에서 영접할 수 있었다.
생선 구이계의 끝판 왕 메로구이, 그 위엄 돋는 위명처럼 메로구이의 맛은 역시 명불허전, 천하일미였다.
일단 메로구이를 맛본 음식점 얘기로 본격적인 썰을 풀어 보자면 제주시외버스 터미널 바로 옆에 위치한 ‘메로 왕’은 다분히 90년대풍 전대물(후레쉬맨 같은 특수촬영 영화 장르를 말함^^)느낌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그 맛 하나만큼은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다. 생각해보라, 감히 가게 이름에 ‘왕’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곳이 몇 개나 되겠는가?
메로를 사용한 다양한 음식 즉, 맑은 탕, 머리구이, 메로 튀김은 물론 메로 해장국과 심지어 싱싱한 메로회 까지 ‘메로 왕’은 적어도 메로로 만든 음식하나만큼은 최고를 자부하고 또 그 맛 역시 ‘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중 메로의 머리부위로 만든 메로 머리구이와 시원한 맛이 일품인 메로 머리 맑은탕이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데 식객여행차 방문한 이날 역시 이 두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우선 메로라는 생선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하자면 다들 아시는 것처럼 전체 몸 중 32%달하는 부위가 머리일 만큼 메로는 바다 속 최강의 ‘대두(큰 머리)’로 군림하는 생선이다.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 사자성어가 생길 만큼 단연 진미로 통하는 머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선이라니...오우~ 지쟈쓰! 뿐만 아니라 수심 2,000미터에 육박하는 남극해의 깊은 바다에 살기 때문에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 구이용으로는 제격이라 할 수 있다.
‘메로 왕’의 메로 머리구이는 이러한 메로의 특징과 장점이 한데 응집된 최고의 성찬으로 튼실한 살을 한 점 툭 하고 떼어내면 젓가락을 타고 영롱한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절로 식욕을 자극한다. 생선에선 좀체 느낄 수 없는 부드러운 식감과 95%의 불포화 지방산이 만드는 천상의 감칠맛! 더욱이 보통의 생선뼈는 먹을 수 없는데 반해 메로의 머리뼈는 말랑말랑한 물렁뼈로 돼 있어 오히려 살코기 보다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고등어와 방어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역시 생선구이의 왕좌는 메로 머리구이의 차지일 수밖에 없음을 이곳 ‘메로 왕’에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메로 머리구이가 강속구를 주로 던지는 좌완투수라면 이제 소개할 메로 머리 맑은탕은 체인지업을 무기로 하는 정통파 우완투수라 할 수 있다. 머리구이와 제1선발을 다툴 만큼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데 생선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뽀얗고 진한 국물이 마치 잘 만든 곰탕 한 그릇 먹는 것 같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지방을 다량 함유한 까닭에 조금은 느끼할 꺼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보다 더 담백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하면서도 진한 맛의 여운이 뚝배기 한 그릇에 가득 담겨 있다.
독실한 신자마냥 ‘메로 왕’에 대한 찬탄의 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처럼 백번 읽는 것보다 한번 직접 맛을 봐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 이토록 필자가 칭찬 일색의 글을 썼으며 직접 먹어 본 후에야 비로소 ‘메로 왕’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는지 말이다.
백문이 불여일식(不如一食)! 그곳은 바로 ‘메로 왕’이다.

▲ 메뉴: 메로 해장국 5,000원/ 메로 탕 6,000원/ 메로 머리지리 9,000원/ 메로구이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