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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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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보양식으로 더위를 이기자!, 오리구이 전문점, ‘이오리’

든든한 보양식으로 더위를 이기자!, 오리구이 전문점, ‘이오리’

by 제주교차로 2011.07.14

7월은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다. 그 말인즉 타는 듯한 더위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7월은 복날이 이틀이나 포진해 있을 만큼 극강의 더위를 자랑하는 달이기도 하다. 물론 지루한 장마로 아직까진 호들갑을 떨 만큼 덥진 않지만 여름의 기세에 장마전선이 저 멀리 달아나는 며칠 후 부턴 분명 가공할 포스의 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미도 채 울음을 터트리지 않은 지금부터 다가올 더위 녀석에 겁을 먹어서는 사나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무패, 라는 말처럼 완전 군장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면 제 아무리 사나운 땡볕 더위라 하더라도 아주 가볍게 스킵 할 수 있을 터. 기운 만빵의 든든한 보양음식이란 준비와 함께 말이다.
오늘은 1년 중 가장 많은 닭님들이 유명을 달리하는 날이자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공식적 보양식 섭취 Day’인 초복이다. 든든한 보양 음식 한 그릇으로 더위에 허약해진 몸과 마음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양기(陽氣)를 주입해야 함은 당연지사. 그래서 준비했다. 더위와 맞서 싸울 용사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줄 여름철 보양음식 열전!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오리구이 전문점 ‘이오리(대표 조영자)’의 맛있고 푸짐한 생오리 구이를 소개한다.

맛있고 푸짐한 오리 구이의 ‘진수’
잘 익은 오리구이 한점 깻잎 장아찌에 돌돌~
둘이 먹다 둘 다 죽어도 모를 맛
보양음식계의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삼계탕이 레전드급 절대군주라면 몇 해 전 부터 급격히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요리는 떠오르는 신성이자 강력한 다크호스다. 닭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뛰어난 효능들이 알려지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시작했고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은 맛을 추구하는 미식가들의 입맛까지도 단박에 사로잡았다.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 영양가 풍부한 음식’이란 인식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성을 무기로 보양음식계의 절대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삼계탕의 새로운 경쟁자로 애용, 아니 애식(愛食)되고 있다.
그렇다면 오리고기에는 어떤 효능들이 있을까? 오리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오리 기름에는 리놀산이나 리노레인산 같은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 다량 함유 돼 있어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 대부분의 육류가 산성식품인데 반해 오리고기는 몸에 좋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고기 자체에 해독력이 있어 애연가와 애주가들의 담뱃독 및 술독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비타민 B1, B2, C를 모두 함유하고 있어 성장기 발육촉진, 갱년기 장애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소화성이 뛰어나 아이들을 위한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한의학에서도 오리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약리학적 효능을 자랑한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같은 의학서에는 오리고기가 고혈압, 중풍, 신경통, 동백경화, 비만증, 허약체질, 병후회복에 좋다고 나와 있으며 특히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를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온 몸이 피곤할 때 원기를 보충하는데 특효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몸에 좋은 오리고기를 어디서 먹어야 잘 먹었다고 우주 넘어 안드로메다 성운까지 소문날까? 나 역시 전문적인 식객이 아닌지라 명쾌한 해답을 내려줄 순 없지만 적어도 내가 맛본 여러 오리구이 전문점들 중 가장 으뜸인 곳을 꼽아보자면 제주시 이호동에 위치한 ‘이오리’를 들고 싶다.
가수 이효리가 연상되는 재밌는 이름의 이오리는 오직 오리만을 취급하는 오리고기 전문점으로 담백한 오리 생구이와 얼얼한 오리 주물럭이 대표 메뉴다. 이중 내가 즐겨 먹는 메뉴는 오리생구이로 큼지막한 구이판에 싱싱한 생 오리 고기를 구워 먹는 맛이 단연 최고다. 일체의 양념 없이 오직 오리고기만을 굽기 때문에 고기 본연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신선함에서 비롯된 쫄깃한 식감과 깊은 감칠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감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구이와 함께 양파와 감자를 내놓는 것에 반해 이곳에서는 싱싱한 가지와 마를 제공한다. 물론 가지는 그때그때 제철 야채로 바뀌지만, 마는 1년 365일 계속 제공 되는데 마 생산지로 유명한 진주의 품질 좋은 마 만을 고집해 상에 올린다. 몸에 좋은 오리고기와 더 몸에 좋은 국내산 마....가히 허한 기를 보할 수 있는 최고의 조합, 아니 최고의 보양식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양은 또 어찌나 푸짐한지 생 오리 구이 한 마리를 주문하면 널따란 접시에 한 가득 들어있는 오리고기와 오리 탕, 밥, 오리 수제비가 기본으로 상에 오른다. 성인 남성 4명이 먹어도 모자람이 없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오리전문점들이 메인 요리에만 신경 쓴 나머지 밑반찬을 부실하게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주인장의 손맛이 담긴 정갈한 밑반찬들을 다양하게 맛 볼 수 있다. 콩나물 장조림, 오이 무침, 멸치조림, 백김치, 무채무침, 감자볶음, 해초, 외, 물김치 등 가짓수도 다양한 밑반찬들이 한 상 가득 올라오며 깻잎 장아찌와 콩잎 된장박이 등 제주의 음식과는 전혀 다른 특별한 맛들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모든 밑반찬들 중 제일이라 할 만큼 단연 압권이다. 새콤하면서도 짜지 않은 간장이 깻잎 한 장 한 장에 깊이 배어있어 입안에 넣는 순간. 향기로운 깻잎 향과 새콤달콤한 양념간장이 연출하는 절묘한 맛의 하모니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잘 익은 오리고기 한 점을 깻잎 장아찌로 둘둘 말아 한 번 먹어보라. 양파 및 부추로 맛을 낸 겨자소스와 고소한 된장소스에 찍어 먹는 것도 좋지만 깻잎 장아찌에 오리고기를 싸먹는 맛은 가히 일미(一味)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뛰어날 것이다.
접시 가득 푸짐하게 쌓여있던 오리고기를 다 먹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수제비를 맛 볼 차례다. 오랜 시간 오리 뼈를 푹 고아 우려낸 육수에 직접 손으로 빚은 녹차반죽을 쭉쭉 찢어 넣은 수제비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후식메뉴라 하기엔 너무나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공장에서 툭툭 찍어낸 반죽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주무르고 때린 수타 반죽이기 때문에 반죽 하나하나에 찰진 식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고 ○○○으면 ○○○을수록 어우러지는 구수한 육수맛에 마냥 행복해진다.
계속되는 더위에 몸과 마음까지 지쳤다면, 그리고 다가오는 더위와 맞서 싸울 용기가 없다면 이오리의 오리요리를 적극 추천한다. 보양음식을 떠나 그저 맛있고 푸짐한 음식을 먹고 싶은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오리의 맛있는 오리요리를 먹는 순간, 뛰어난 맛은 물론이거니와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용기와 힘도 같이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이오리 ☎751-4905 (제주시 이호 1동 451-2번지)
▲ 생오리구이(한마리) 40,000원/ 오리 주물럭(한마리0 43,000원
▲ 영업시간 08:30~22:30/ 연중 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