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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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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리 평화동 회관 ‘양가형제’

청수리 평화동 회관 ‘양가형제’

by 조아라 기자 2016.09.27

몇 년 전까지 제주도에는 피자처럼 큰 ‘황금륭버거’를 많이 찾곤 했었다. 피자처럼 넓적하고 큰 빵에 토마토와 고기 야채를 듬뿍 넣고 4등분으로 나눠 온 가족이 나눠 먹던 햄버거.

그 햄버거의 열풍이 잠시 잦아든 뒤에는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은 법! 비주얼만을 생각해서 만든 타워버거가 인기로, 관광객들은 기다란 꼬지에 고기, 감자, 야채 등등 1m 정도 되어 보이는 키 큰 버거를 찾아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하곤 했다.

하지만 햄버거는 역시 양손에 쥐고 한 입에 ‘앙~’ 깨물어 먹어야 제 맛! 결국에는 다시 한 입에 깨물어 먹을 수 있는 햄버거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좀 더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수제버거 가게가 여기저기 생기고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마을회관을 그대로 햄버거 가게로 만든 청수리의 ‘양가형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을회관의 옛모습을 그대로 본 떠 겉으로 보기엔 전혀 수제버거를 판매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조금은 촌스럽고 올드한 분위기로 꾸며진 이곳은 내부도 투박해 보이지만, 뻥 뚫린 조리실과 다양한 맥주가 담긴 귀여운 냉장고,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 그리고 나름 아기자기한 소품들까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양가형제라는 상호는 이 가게를 운영하는 양씨의 성을 가진 두 형제를 의미하고, 이름의 한 글자씩을 따서 버거의 이름을 정한 것 같다.
버거메뉴는 경버거, 석버거, 길종버거로 경버거와 석버거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만든 버거를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이드로는 감자튀김, 어니언링, 밀크쉐이크와 맥주가 있다.

각 스타일의 버거가 궁금해 경버거와 석버거, 어니언링과 밀크쉐이크를 주문했다. 보통 햄버거하면 패스트푸드를 연상하지만, 수제버거는 굉장히 슬로우푸드로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버거를 주문할 때는 카운터에 놓인 아이패드로 하나씩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경버거는 베이컨과 일반 치즈와 야채가 듬뿍 들어가 담백한 버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석버거는 스위스 치즈가 두 장이나 들어가 좀 더 짭짤한 맛의 오리지널 미국식 햄버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길종버거는 아보카도 한 개가 통째로 들어간 버거다.

그리고 두꺼운 튀김옷이 입혀진 어니언링은 약간 카레맛도 느껴지고 아주 바삭하고 짭조름한 맛이 뭔가 탄산이 당기는 맛이었다. 밀크쉐이크는 두말할 것도 없이 달고 시원하고 환상적인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음료다.

이곳 양가형제에서 만드는 버거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수제로 정성을 들여 만드는 버거로 다소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패스트푸드에 비해 자극적인 맛이 조금 적을 수도 있지만, 한 끼 식사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모두 느끼고 가는 듯한 기분이다. 편안한 공간에서 건강한 햄버거를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