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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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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록 한입 먹어도 단골되는 ‘서울국수가게’

호로록 한입 먹어도 단골되는 ‘서울국수가게’

by 이연서 기자 2017.09.26

‘서울’이라는 지명이 붙은 상호명이 독특하다. 서울국수가게는 세화해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지만 해안도로와 조금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어렵사리 한번 찾았다면 오묘한 그 맛에 반해 단골이 되고 마는 곳이다.
서울국수가게는 여러 가지 반전이 숨어 있다. 식당의 다소 허름하게 느껴지지만 가끔 이런 무심한 외관은 맛집 내공을 반증하기도 한다.
입구가 크지 않지만 문을 통과하면 적지 않은 좌석 수가 의외다. 주인장 역시 무뚝뚝한 듯 친절하며, 친절한 듯하면서도 무뚝뚝해 보이지만 친절한 쪽에 가까워 음식의 맛과 함께 재미있는 기억을 남긴다. 더군다나 점심시간에는 관광객과 도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서울국수가게는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 다양한 국수류를 제공하며 해물수제비, 사골떡만둣국, 순두부찌개를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메뉴들이 평균 이상의 맛을 내지만 이곳의 가장 대표 국수는 바로 호박비빔국수이다. 보편적으로 비빔국수는 새콤달콤한 맛이 매력이지만 서울국수가게의 비빔국수는 새콤한 맛이 나지 않고, 그렇다고 많이 달지도 않다.
새콤한 맛 없이 (설탕의 인위적인 달콤함이 아닌) 기분 좋은 단맛을 낸다. 바로 이 맛이 호박비빔국수의 매력이다. 이 단맛은 바로 국수의 이름과 재료에서 추측해볼 수 있다. 볶은 호박에서 극대화 되는 달콤함과 서울국수가게만의 비법 양념이 함께 들어가 맛있는 비빔국수로 완성되는 듯하다.
자극적인 비빔국수를 원한다면 실망할수도 있지만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원재료 고유의 맛을 존중한 천연 재료로 단맛을 낸 덕분일까. 결코 적지 않은 양이지만 그릇을 비울 때까지 맛이 물리지 않는다.

상호명처럼 반전은 하나 더 있다. 국수가게이지만 ‘순두부찌개’ 역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대표 메뉴이다. 1인분 9,000원이라는 싸지 않은 가격에 조금은 망설여질수도 있지만 국수를 주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반찬이 제공된다.
무엇보다 순두부찌개의 깊은 국물맛과 모든 반찬에 손이 가게 만드는 손맛에 설득 당하고 말 것이다.
순두부찌개는 새빨간 국물과 고추기름으로 약간의 칼칼한 맛을 내지만 많이 맵지 않다. 순두부찌개가 가진 특유의 묵직하고 칼칼한 맛 대신 해물로 육수를 낸 듯 시원한 맛이 더욱 감돌아 한입 가득 떠먹어도 짜거나 맵지 않다. 세화의 서울국수가게는 새콤, 매콤 등의 강한 맛이 없지만 매우 중독성이 강하다. 제주 시내권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꼭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고기국수 7,000원/멸치국수 6,000/호박비빔국수 6,000/사골떡만두국 8,000/순두부(2인 이상) 9,000/해물수제비 6,000/콩국수 7,000원/열무국수 6,000원)

서울국수가게:782-3666(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3길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