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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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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에서 채움을 찾아내다 ‘카페 901’

비움에서 채움을 찾아내다 ‘카페 901’

by 이연서 기자 2017.10.17

빈티지한 소품, 나지막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 901은 공간마저도 쉼의 미학이 있는 듯하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난 위치, 판매하는 개성 있는 메뉴를 접한다면 신체와 마음에 한번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도깨비도로 인근에 위치한 카페 901은 상호명만으로도 카페가 지향하는 바를 가늠할 수 있다. 어지러운 음식들로 가득 차 있는 우리의 신체를 숫자 ‘9’라고 한다면 ‘디톡스’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0’으로 한번 비워내고 처음 ‘1’로 되돌린다는 의미이다.

카페 901은 합성 감미료나 가공된 설탕 그리고 버터나 우유 같은 동물성을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야채, 과일, 견과류 등의 원재료만을 사용해 우리 몸에 이로운 자연 효소를 섭취하는 전문 디톡스 카페이다. 소스와 페이스트는 허브와 과일, 견과류, 오일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채소, 과일, 허브와 찻잎 재료는 최대한 제주 로컬 푸드와 직접 재배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렇게 건강과 알록달록 예쁜을 사로잡았다면 맛은 어떨까?
‘맵단짠’의 조화와 불의 온도로 조리된 맛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재료가 가진 맨얼굴과 새로운 조화를 발견해낸다면 ‘재밌는 맛’에 매료될 것이다. 누구나 아는 맛에 식재료의 맨얼굴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그 깔끔한 조화는 음식의 새로운 미학을 추구하는 듯하다.

디톡스 스무디는 여러 가지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의 원재료만을 통째로 갈아서 모든 섬유질과 영양소를 그대로 마심으로써 우리 몸의 독소와 유해균을 배출시키고 간과 장을 해독한다.
이곳의 그린 디톡스 스무디는 케일, 시금치, 바나나, 사과 등의 채소와 과일을 갈아 스피룰리나, 바나나 청포도, 해바라기씨앗 등 견과류와 과일을 토핑해 만든 독소 배출을 위한 음료이지만 한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떠먹을 수 있는 밀도감과 더해 과일과 다양한 견과류 등이 토핑된 보울을 처음 조우할 때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주인장의 고민이 느껴진다.

음식 역시 제각각의 개성 있는 비주얼과 맛을 가졌다.

치아바타&과카몰리의 페이스트는 아보카도의 고소하지만 밋밋한 맛을 토마토와 양파 등의 재료와 섞어 만들어 밋밋한 맛을 보완하고 상큼한 원재료의 맛을 극대화시켜줌으로써 훌륭한 역할을 해낸다.
과카몰리는 과식에 대한 양심의 가책 없이 쫄깃한 치아바타에 듬뿍 발라 먹어도 위에 큰 부담 없다.
버섯샌드위치는 버섯의 풍미와 허브 오일의 향을 가득 살렸다. 쫄깃한 치아바타 샌드위치 빵에 볶음 버섯과 양파, 발사믹 오일의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면서 평소 고기와 치즈로 맛을 낸 샌드위치와는 다른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웰빙 열풍에 디톡스 음료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 맛은 매우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맛없는’ 건강한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좀더 새롭고 친근하게 건강한 맛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린디톡스 8,000원/버섯샌드위치 7500원/치아바타&콰카몰리 6500원)
카페 901 TEL 070-8834-3344
제주시 노형동 28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