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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잊게 해주는 한그릇 ‘신해바라기 분식’

찬바람 잊게 해주는 한그릇 ‘신해바라기 분식’

by 이연서 기자 2017.10.24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따뜻한 음식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생각나는 계절이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한 끼를 먹고 싶다면,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진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신해바라기 분식’의 순두부찌개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
칠성통에 위치한 신해바라기 분식은 쇼핑하다가 마땅한 음식이 생각나지 않을 때 들르기에 제격이다. 이곳은 쇼핑을 하러 온 관광객은 물론 상인, 주민들이 두루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30년 전통을 가진 신해바라기 분식의 내부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게 내부는 분주하고 테이블 회전률도 빨라 생기로 가득 차 있다.
신해바라기 분식의 메뉴들은 뚝배기에 담은 따뜻한 ‘국물’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빨간 순두부를 주문한다. 다진 돼지고기와 순두부가 가득 들어간 새빨간 국물을 품은 순두부찌개는 해바라기분식의 시그니처 메뉴이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새빨간 국물과 국물에서 올라오는 매콤한 향은 저절로 침샘을 자극한다. 기본적으로 목이 알싸해질 정도로 맵고 얼큰한 국물이지만 주문 시에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뚝배기에 통째로 밥을 말아 먹는 사람들도 눈에 더러 있는 것을 보니 수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는 듯하다.
빨간 고추기름으로 끓인 진한 국물과 숟가락에 소복이 담기는 순두부를 조심스럽게 식혀 입 안에 넣으면 탄성이 터진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다가 결국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국물이 결코 세련되거나 순두부라는 단어에서 풍겨나오는 ‘순’한 맛은 아니지만 한번 맛보면 뚝배기에 밥을 말아먹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치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라면처럼 순두부 역시 맵고 자극적인 맛에 매료되고 만다.
순부부찌개가 맵고 짠 묵직한 국물이지만 함께 곁들여 먹는 반찬들은 더 짜다. 하지만 이 짠 반찬들이 오히려 신의 한 수처럼 느껴진다. 순두부찌개에 오징어젓갈 반찬. 짠맛에 더 짠맛의 조합은 설명할 수 없는 맛으로 젓가락질을 부추긴다.
후추와 조미료가 적절하게 섞인 오징어젓갈은 매우 중독성이 강해 식사 후에도 물을 찾게 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더군다나 반찬으로 제공되는 오징어젓갈과 깻잎무침은 따로 판매할 정도이니 그 맛은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신해바라기 분식의 순두부찌개의 맛 평가와 재료에 대한 분석은 어쩌면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스라한 추억의 맛이기도, 또 누군가에게는 쌀쌀한 날 몸을 데워주는 맛이기 때문이다.
신해바라기 분식 757-3277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1동 13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