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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커피로드]동백동산의 new 베이커리 카페 ‘푸라비다’

[제주커피로드]동백동산의 new 베이커리 카페 ‘푸라비다’

by 제주교차로 2020.05.07

다양한 빵과 향긋한 커피를 바람과 함께 즐기다
5월이 시작되자 바람의 냄새부터 달라졌다. 이제 거리에는 반소매 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들은 여름바캉스를 즐기듯 옷차림이 많이 가벼워졌다. 또한 제주도민들이 걱정하던 연휴가 무사히 지나가는듯하여 마음도 한결 가볍다.

이 위기를 아무런 탈 없이 보내게 되니 앞으로 점점 여행객들은 늘어날 것 같은 분위기다. 이번 연휴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조천의 한 카페로 마실을 나갔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그동안 못 나누던 이야기도 듣고, 좀 쉬고 싶은 생각에 여러 곳을 검색해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찾아갔지만 깜빡하고 나온 마스크 때문에 입장을 거부당하고 말았다. 서운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모습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우리를 탓하고 돌아섰다. 그렇게 그냥 돌아가려다 동백동산을 지나다 발견하게 된 새로운 건물 그리고 그 카페 마당에 있는 테이블을 보니 왠지 이곳에선 커피를 편안하게 마실 수 있을 것만 같아 홀린 듯이 들어가게 됐다.
카페 입구에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간판.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진열된 쿠키를 보고서야 이 카페의 이름이 ‘푸라비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푸라비다’는 안녕, 고마워, 잘가, 괜찮아, 걱정마 등 언제 어디든지 두루 쓰일 수 있는 긍정적인 감정을 담고 있는 코스타리카의 인사말로, 남녀노고 모두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행복을 기원하는 주문 같은 것이라 한다.

문이 열린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독특하게도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거실을 보는 순간 카페의 이름이 떠오르게 된다. 거실에는 테이블이 2개 있고, 안쪽에는 작은 테이블이 2개가 놓여있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올 순 없지만, 작은 인원이 들어와 편안하게 쉬다가 갈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 바로 위치한 카운터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빵이 진열되어 있어 입장할 때부터 코끝은 달콤한 빵 냄새로 간질거린다. 우리는 각자 마실 커피와 쿠키 그리고 빵을 주문하고 밖에 위치한 테이블로 옮겼다. 이날따라 햇살이 눈부셔서 정자로 피신했는데, 사장님이 인원수대로 등받이가 있는 폭신폭신한 의자를 꺼내주셨다.

오월의 따뜻한 바람이 살랑이는 정자 위 폭신한 의자에 앉으니 낮잠이 솔솔 올 것만 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정자에 앉으면 바로 도로가 보이긴 하지만 워낙 조용한 동네라 차들이 지나다니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정자에 매달린 나무판자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만 딸깍딸깍 할 뿐이다.
잠시 잔잔한 바람을 느끼고 있으니 주문한 음식을 카페 사장님이 직접 들고 오셨다. 시원한 얼음과 함께 달콤한 향을 풍기는 수제바닐라빈라떼는 달콤한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다시 생각날 것 같은 맛이다. 카페라떼는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조금 연한 맛이긴 했지만,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듯하다. 커피와 빵 모두 보통의 맛이다. 어떤 음식이든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듯 이날 이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과 야외 정자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즐긴 티타임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가끔 복잡한 시내에서 벗어나 조용하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다면 한 번 찾아가볼 것을 추천한다. ‘푸라비다’라는 카페의 이름처럼 아주 긍정적인 감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도...

푸라비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동1길 5에 위치.
매일 10시~18시시까지 운영(일요일 휴무).
아메리카노 3,500원, 카페라떼 4,000원, 수제바닐라빈라떼 4,500원
전화는 010-8434-2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