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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끼니꾸 전문점 ‘와규’ 충만히 차오르는 맛의 행복감

야끼니꾸 전문점 ‘와규’ 충만히 차오르는 맛의 행복감

by 하루 이야기 2008.07.31

세계 최고급 명품 소고기 ‘와규(和牛)’, 과연 명불허전이로세
입에서 살살 녹는 차돌박이와 살치살, 튼실한 꽃등심.... 충만히 차오르는 맛의 행복감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아님 입신에 접어든 올해부터 ‘대운(大運)’의 무한질주가 시작된다는 철학관 도사님의 사주풀이가 맞아 떨어졌는지 팔자에도 없는 ‘와규’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평소 TV를 통해 벌겋게 달궈진 참숯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와규’를 볼 때마다 애꿎은 리모컨만 만지작만지작 거리던 내가 드디어 그 긍휼한 맛의 세계를 영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와규’가 무엇인가. 세계 여러 나라의 많고 많은 소고기 중 환상의 마블링과 최적의 근내도를 자랑하며 당당히 1등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세계최고급 명품 고기가 아니던가. ‘비프의 캐비어’ 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그 ‘와규’를 황송하게도 내가 시식 하게 됐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을쏘냐. 더욱이 1인분에 7만5천원이나 하는 특 일품 코스라니 ...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님 고맙습니다.’
그렇게 ‘와규’를 시식할 수 있음에 ‘쾌지나칭칭 나내’를 연발하며 오늘의 격전지, 아니 젖과 꿀이 흐르는 행복의 땅인 ‘광원’ 을 찾았다.
널따란 주차장에 애마를 세워두고 화려한 식당안으로 들어서자 입구에 서 있던 직원이 친절한 웃음을 보내며 전날 미리 예약해둔 자리로 안내했다. 1층에 자리한 예약석은 예닐곱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크기의 방이었는데 일본의 다다미를 연상케 하는 소담한 분위기였다.
자리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진 아담한 정원과 때맞춰 솟아 오른 분수를 보며 처음 맛보는 ‘와규’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을 무렵 갖가지 기본 찬들과 함께 코스요리의 시작을 알리는 잣죽이 서빙 됐다.
하얀색 자기에 살포시 놓여있는 밑반찬들은 척 보기에도 요리사의 진한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티끌 한 점 없는 가지런한 모습과 깔끔함, 그리고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소박한 데코레이션은 항상 손님을 생각하고 최고의 맛을 제공해야 한다는 음식점의 기본, 바로 그것이었다.
일견 단순해보이면서도 요리사의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는 밑반찬을 맛 본 후 냉수로 가볍게 입을 헹구고 황송한 코스요리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었다.
투박한 자기 속에 담겨 있는 잣죽은 싱겁고 밍밍할거라는 필자의 예상을 깨고 천상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으로 다가왔다. 흡사 구름을 먹는 듯 입안에서 살며시 퍼지는 부드러움과 진한 고소함에 문득 몇 해 전 접했던 타락죽이 생각나 혹시 우유를 넣지 않았냐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조리장의 말에 따르면 과하다싶을 만큼 잣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그 같은 맛을 느낄 수 는 것이라고. 시쳇말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잣죽 한 그릇을 후다닥 해치우자 곧 이어 투박한 질 주전자가 테이블 위에 놓여졌다.
이름하며 도빙무시. 자연산 송이버섯과 대하가 들어간 도빙무시는 은은하게 퍼지는 송이의 청아한 향과 대하의 바다 내음이 조화를 이루며 향긋하게 코를 자극했다.흑갈색 질 주전자속에 담겨 있는 맑고 진한 국물 역시 일품이라는 단어가 아까울 정도였다.
'와규' 를 맛보는 것만도 감지덕진데 자연산 송이버섯과 대하라니...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다음으로 얇게 썰린 무채위에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참치뱃살과 오향장육이 금빛 치파오를 입은 직원의 손에 들려 왔다.
꼬마 초밥 요리사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바다다 그래 바다가 보인다’는 명대사를 주억거리게 만들던 참치뱃살은 은은한 선홍빛 몸체위에 하얀 지방층이 아름답게 수놓인 하나의 예술품이었다. 특히 참치뱃살의 깊고 그윽한 맛은 필자로 하여금 절로 최상급 커피를 마신 금난새의 표정을 짓게끔 만들었다.
'음~ Taster's Tuna~'
광활한 대양의 생명력과 진한 바다내음 그리고 수줍은 여인의 보조개... 왜 일본인들이 참치, 특히 그 중에서도 유독 뱃살을 사랑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참치뱃살에 우선순위를 빼앗겼지만 오향장육역시 진미(珍味)였다. 진한 소스로 맛을 낸 최상급 삼겹살과 갖가지 야채로 맛을 낸 오향장육은 소고기와는 다른 돼지고기 특유의 감칠맛을 느끼게 했다.
참치뱃살과 오향장육이 선사한 달콤한 맛의 행복감에 빠져들 때 쯤, 하얀색 접시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선홍색 빛깔의 육회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등급 한우 를 사용한 육회는 소고기의 신선함과 계란 노른자의 부드러움, 진하고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연출했다. 회처럼 유독 신선한 음식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먼저 나온 참치뱃살의 기억과 함께 그저 행복하고 또 행복할 뿐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메인 요리라 할 수 있는 ‘와규’ 모듬구이가 테이블위에 놓여졌다.
큼지막한 크기의 꽃 등심과, 눈꽃이 내린 듯 환상적인 마블링을 자랑하는 차돌박이, 부드러운 살치살...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왜 ‘와규’가 세계최고급 명품 소고기로 불리며 미식가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와규’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기에 시뻘겋게 달궈진 불판 위에 선홍색 ‘명품’ 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치익 치익 거리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곧 ‘와규’ 의 선홍색 빛깔은 먹기 좋은 갈색으로 변했고 신선한 육즙을 가득 담고 있는 고기 몇 점을 골라 특제 소스와 함께 입에 넣었다.
월급쟁이의 박복한 호주머니 탓에 평소 삼겹살만 먹던 필자의 입이 차원이 다른 일품요리의 세계에 경기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될 만큼 ‘와규’의 맛은 상상을 초월했다. 살치살과 차돌박이는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최상의 부드러움을 자랑했고 튼실한 크기의 꽃 등심은 ○○○을수록 배어나오는 풍부한 육즙과 입안에서 부드럽게 감도는 특유의 지방층으로 ‘와규’ 본연의 맛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했다.
평소 착한 심성을 소유한 필자를 굽어 살피시어 ‘와규’를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하늘님이 하사하셨으니 성은이 망극 또 망극하여이다~‘
뒤 이어 나온 새우튀김과 수삼튀김 그리고 굴전과 식사로 나온 옥돔구이 역시 ‘광원’이라는 이름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맛과 정성을 담고 있었다.
특히 사포닌 특유의 알싸한 맛과 바삭바삭한 튀김이 조화를 이룬 수삼튀김은 느끼함 보다는 인삼의 쌉싸름한 맛이 뒷 여운으로 강하게 남아 다소 텁텁한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황송한 코스요리의 대 단원을 알리는 수정과와 소담한 과일 역시 요리사의 정성어린 손길이 배어 있었는데 대추와 잣으로 이뤄진 꽃은 수정과 위에서 오롯이 빛나며 색다른 아름다움을 뽐냈다

그렇게 달콤한 수정과를 끝으로 행복했던 식객여행은 끝을 맺었다.
비록 1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고객 한분 한분을 생각하는 ‘광원’의 정성어린 손맛과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세계최고급 명품 소고기라는 수식어가 초라할 만큼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는 ‘와규’와 갖가지 일품요리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식객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지만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와규’, 과연 진짜배기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맛 ★★★★★
서비스 ★★★★★
(주)광원 ☎ 744-1000
위치: 제주시 노형동 관광고등학교에서 한라산 방향 2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