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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 음식 열전

포장마차 음식 열전

by young_써비 2008.07.31

[맛 테마] - 포장마차 음식 열전
포장마차를 주름잡고 있는 맛 5총사
2008년의 시작과 함께 이십대의 피 끓는 청춘을 뒤로하고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서른이라는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선 필자에게는 한 가지 꼭 필요한 능력이 있다. 올해로 사회생활 5년차에 접어든 필자가 간절히 바라고 또 절실히 원하는 능력은 다음 아닌 막강알코올분해능력(뚜둥!).
체내 알코올 분해효소가 달랑 1g밖에 없는 건지 아님 알코올과는 거리가 먼 체질을 타고 났는지 사회에 첫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회식자리에서 횡행하는 파도와 원샷은 가히 쓰나미급 재앙이자 공포 그 자체다. 딱 소주 3잔이면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조악한 주량은 처음 술을 접했던 고3이후 지금까지 전혀 나아지지도, 줄어들지도 않은 채 지금까지 계속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필자에게 있어 포장마차는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미스테리 하우스 이거나 아님 맛난 안주를 먹을 수 있는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회사생활의 스트레스를 한 잔의 소주와 함께 저 멀리 안드로메다 성운으로 날려버리는 직장인들의 ‘마음의 고향’ 이 필자에겐 단지 값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욕의 고향’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듯 ‘포장마차 음식열전’ 이라는 다소 퐝~당한 내용의 글이 탄생됐다.
자 그럼 지금부터 생뚱맞은 주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한 조악한 핑계와 장황한 설명은 이만 줄이고 포장마차 음식세계를 평정하고 있는 ‘맛 5총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Here we go!!!
(블로그 형식의 글입니다.)

포차 음식열전 - 1호 ‘닭발구이’
꼬들꼬들한 식감과 정신이 달아날 정도의 강렬한 매운맛을 원투 펀치로 휘두르는 닭발구이는 포장마차 안주세계에서 확실한 입지와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정신이 혼절할 정도의 매운맛은 힘든 직장생활에 분출구가 필요한 여심(女心)과 100% 싱크로율을 보이며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생긴 게 징그럽다거나 아님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재수 100단 내숭 100단의 몇몇 여성들에게 구박 아닌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포차 술안주=닭발구이’ 라는 공식을 탄생시키며 맛 5총사 중 1호로 당당히 군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협소한 포장마차 세계를 넘어 단독 메뉴로써 활발한 솔로 활동을 하는 등 가히 닭(고기를 제외한 부위)으로 만드는 여러 음식들 중 맛의 정점에 있다고 하겠다.

포차 음식열전 - 2호 ‘닭 모래 집 구이’
자고로 ‘형 만한 아우 없다’ 하였거들 적어도 닭발 과 닭 모래 집 사이에는 그 말이 통용되지 않을것 같다. 형님격인 닭발구이가 매콤한 맛을 무기로 여성주당들을 공략했다면 아우격인 닭 모래집 구이는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남성주당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본시 내장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닭똥집’ 이라는 천한 이름을 갖고 세상에 태어났으나 마늘과 후추, 청향고추, 참기름이라는 환상의 서포터들을 만나 무한한 맛의 능력을 펼쳐 보이고 있는 닭 모래집 구이. 닭발구이 가 여심을 자극하는것에 반해 닭 모래집 구이는 소주와 어울리는 담백한 맛으로 ‘남자는 닭 모래집’이라는 또 하나의 공식을 완성시켰다.
이에 포차 음식열전 ‘맛 5총사’중 당당히 2호의 자리를 부여한다.
“자신의 가장 미미한 부위가 이처럼 하나의 요리로 재탄생, 주당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닭아, 너는 참으로 행복하겠구나~
참치와 소가 한 목소리로 내지르는 ‘닭이 되고 싶어’ 라는 외침이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다...”

포차 음식열전 - 3호 ‘계란말이’
고래(古來)로 사물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에서 비롯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철학적인 질문에 자신의 이름을 무단도용 당했던 계란이 포장마차에서는 환상의 음식으로 재탄생, 주당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포장마차에서 만날 수 있는 계란말이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는 명언처럼 양파와 당근, 파 등의 조력자를 얻어 일반가정에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의 일가’ 를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주린 속을 달래는데도 최고!!!!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듯 닭이 먼저든 계란이 먼저든 맛만 좋으면 그만이다. ^ ^

포차 음식열전 - 4호 ‘곰장어 구이’
바른 표현으로는 곰장어라고 하는데 어쩐지 꼼장어라고 해야 더 맛이 사는 것 같다. 자장면을 짜장면이라고 해야 하듯이 말이다. 이처럼 자신의 이름과 관련한 쉽지 않은 고민과 딜레마를 안고 있는 곰장어지만 맛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함을 자랑한다.
비정한 장어의 세계에 발도 들이지 못하는 슬픈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포장마차에서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한 곰장어는 입가에 살며시 감도는 기름과 ○○○을수록 배어나오는 진한 육즙을 무기로 포장마차의 다섯 천하일미를 논하는 이번 음식테마 기사에서 당당히 4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곰장어는 술을 못하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안주로써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일단 꼬리부분부터 낼름 접수하고 그 다음 튼실하게 살이 오른 몸통 부분을 볶은 양파와 함께 맛나게 먹곤 한다.
흠... 곰장어가 슬슬 땡겨 오는데 오늘 저녁 포차에나 가볼까나~

포차 음식열전- 5호 ‘시골 국수’
인간은 옛날에 경험했던 과거의 추억들을 모두 핑크빛으로 기억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퇴행의 효과’ 혹은 ‘무드셀라 증후군’ 이라 한다. 필자 역시 과거의 기억들, 특히 어린시절 먹었던 음식들에 대한 이유 없는 동경과 그리움을 갖고 있는데 시골 국수도 그 중 한가지다.
여기 저기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멸치육수, 양파, 마늘, 파, 당근, 유부 등 다양한 고명과 국수를 넣고 말아먹는 시골국수는 우리네 마음이 그리워하는 고향의 맛, 그 자체다.
특히 포장마차에서 만날 수 있는 시골국수는 정겨운 주위 풍경과 지~대로 찌그러진 양은냄비로 인해 그 맛이 더욱 배가 되는데 과한 술자리 후 허전한 속을 달래는데 제격이다. 그러나 그 맛이 그리워 집에서 도전하는 우를 범하려는 이가 있다면 다시 한 번 고려해보기 바란다.

필자 역시 시골국수를 만들어볼 요량으로 아는 사람이 없어도 깎아 준다는 임~아트에서 거금 2천원을 들여 양은냄비를 구입하고 있는 실력 없는 실력을 발휘, 국수를 끓여봤지만 2만% 부족한 맛에 큰 좌절을 경험해야 했기 때문이다. (내 요리 실력을 의심하는 분을 위해 굳이 밝히자면 8년여에 걸친 오랜 자취생활로 열혈생존요리무공을 터득, ‘궁중찜닭’과 ‘해물자장’ 을 만들 수 있는 경지에 올라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요리실력이 부족하기 보다는 뭔가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예를 들면 정부와 외계인의 음모랄까.... -.-;)

그러니 음~메 하는 소 울음소리와 함께 고향의 맛이 그립다면 집에서 만드는 우를 범하지 말고 근처 포장마차를 찾기 바란다. 마음의 허기까지 따스함으로 그득 그득 채워질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