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전통 잔칫날에는 대부분 돼지를 잡는다.그 돼지고기로 손님들을 대접하기 때문이다.
몇해 전 친구 결혼식 날 잡은 돼지고기를 숯불을 가득 채운 드럼통안에 넣고
구워 먹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생생한 맛이란.
밖에 선 채로 소주 한 잔 기울이며먹었던 고기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우연히 찾아간 어느 식당에서 예전 잊었던 그 맛을 되찾기 전까지는.

제주시 '해오름식당'의 흑돼지구이. 오랜만에 감흥에 젖게 한 주인공. 우연히 알게돼 찾아갔던 곳이지만 왠지 낯익은 간판 이름에 며칠 전의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예전 '제주황금도새기 축제장'에서 본 기억이 떠올랐다. 사진 촬영차 도새기 축제엘 갔다가 점심을 먹으려던 찰나, 눈에 띄는 식당이 있어 들어가서 몸국을 시켜먹었었는데 참 맛있었다. 그곳이 바로 해오름 식당이었을 줄이야. 축제장 내에서도 해오름 식당의 인기는 최고였다.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 흑돼지구이를 위해 다시 한 번 찾아간 터, 그래서 더욱 반갑고 더 기대가 되었다.

신제주 런던물류 부근에 위치한 해오름 식당은 알고 가면 찾기 쉽지만 초행길에는 헤매기 쉽상이다. 결국은 또 전화를 걸어 위치를 물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예상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언제나 그랬던것 처럼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겨우 틈을 비집고 자리를 마련한 뒤 곧바로 흑돼지구이를 주문했다.

흑돼지 통구이는 살이 오동통하게 붙어있는 팔뚝만한 크기의 뼈를 통째로 숯불에 구워 가위로 잘라먹는 식이다. 한약재를 이용해 사육한 흑돼지라 웰빙에도 좋고 기름기 넘치는 육질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간다.

다 구워진 고기를 일단 소금장에 찍어 먹어 봤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담백한 고기 맛은 정말로 끝내줬다.

이번에는 같이 나온 불 위에서 잘 데워진 멸치젓에 고기를 찍어 먹었다. 돼지고기와 멸치젓은 마치 '환상의 커플'과도 같다. 본래 고기의 맛을 상상 이상으로 플러스 해주는 좋은 궁합이었다. 보통 다른 식당에서는 멸치젓을 데워 먹는 곳이 드믈기 때문에 고기와 젓갈의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곳이 아닐 수 없다.

밥과 된장찌개로 배부르게 한 끼 식사를 마무리하며 흐믓한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육지에서 친구들이 놀러와서 제주의 자랑인 흑돼지를 먹고 싶다고 하면, 꼭 이곳에 데리고 오겠노라고...'

해오름식당은 남녕고 사거리에서 바다 방향으로 쭈욱 내려오다가 런던 물류 가기 전 왼쪽편에 위치해 있다.
<해오름식당 744-0367>


/ 고성준 기자 day-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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