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걸 좋아하는 나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과도 만날 자리를 자주 갖게 되는 편이다.
그 분들은 몇 십년 동안 사진을 찍으신 터라 제주도의 지리와 맛집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
그 중 한 분이 어느날 된장찌개를 맛있게 하는 곳이 있다고 해 동행하게 됐다.
평소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한마디.
그래서 찾아간 곳이 바로 현옥식당이다.

식당 안에 들어섰을 때 우선 가격이 3500원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요즘은 왠만큼 양을 채워줄만한 햄버거 하나도 4000원을 훌쩍 넘는 가격인데, 3500원이면 한 끼 식사비용으로 참 저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의 단골인 교내 식당도 이젠 3000원대가 대부분인데 말이다.

식당 안은 구수한 냄새로 가득했다. 찌개를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두루치기를 먹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이곳은 두루치기도 별미라고 한다. (속으로 생각하길, 다음엔 두루치기를 먹으러 오겠다고...)

해산물이 가득한 된장찌개는 보기만해도 침이 꿀꺽 넘어갔다. 우선 국물부터 한입 들이켰다.갖은 해산물로 우려낸 구수한 국물은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깔끔했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보면 뭔가 조미료맛에 포장 되어있는 듯 느껴지는 데, 이 곳은 그게 아니었다.뭔가 꾸며지지가 않았다고나 할까? 여기에 같이 나온 밑반찬도 아기자기 참 맛있었다. 모든 것들이 마치 집에서 어머님이 해 주시는 그 맛처럼. 혼자 자취하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정말 잘 차려진 밥을 대접받은 그런 느낌이었다.

내친 김에 이튿날에는 두루치기를 먹어보기 위해 또 한번 들렀다.

뜨거운불에 빨갛게 익은 고기와 각종 야채들은 전날에 이어 나의 후각과 미각을 반복해 자극시켰다. 밥은 적당이 먹는 편인데 이날은 너무 맛있어서 대책없이 먹어버렸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전까지는 어떻게 맛있다는 표현을 많이 썼던 것 같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수식이 필요 없을 듯 하다. 그냥 맛이 좋았다. 집에서처럼 정말 밥을 먹었다는 느낌이었다. 가격적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기까지 하니.

현옥식당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옆 농협 골목으로 들어오다가 한라체육관 입구 왼쪽에 위치해 있다.

<현옥식당 757-3439>

/ 고성준 기자 day-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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