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가브리살’과 짭짜름한 ‘멜 조림’ 의 완벽한 하모니
신선한 ‘가브리살’과 짭짜름한 ‘멜 조림’ 의 완벽한 하모니
by 제주 교차로 2010.02.22
신선한 ‘가브리살’과 짭짜름한 ‘멜 조림’ 의 완벽한 하모니신선한 ‘가브리살’과 짭짜름한 ‘멜 조림’ 의 완벽한 하모니
‘솔지식당‘
‘솔지식당‘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포함, 우주만물을 창조해낸 전지전능한 그 누군가가 있다면 아마도 멸치를 만들어내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자고로 너는 네 이웃에 비해 작고 보잘것없는 몸뚱이로 광대한 바다를 누벼야 하는 서글픈 운명을 타고났지만 노여워하거나 아쉬워 말라. 너는 앞으로 조리용 국물의 육수로 만한전석의 시작이 되고, 짭짜름한 맛으로 싱글 족들의 긍휼한 밑반찬이 되며, 몸이 비루한 인간들에겐 칼슘의 보고로 큰 사랑을 받을 것이니....”
갈치, 꽁치, 삼치 등 자고로 성질 급한 놈들이라 하여 ‘치’라는 공통된 이름을 부여받은 생선들 중 가장 작은 막내격인 멸치. 남해의 청정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멸치는 위에서 언급한 신의 말씀(?) 외에도 김치의 기본 재료로 쓰이는 등 한국인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요긴한 생선이다. (
“자고로 너는 네 이웃에 비해 작고 보잘것없는 몸뚱이로 광대한 바다를 누벼야 하는 서글픈 운명을 타고났지만 노여워하거나 아쉬워 말라. 너는 앞으로 조리용 국물의 육수로 만한전석의 시작이 되고, 짭짜름한 맛으로 싱글 족들의 긍휼한 밑반찬이 되며, 몸이 비루한 인간들에겐 칼슘의 보고로 큰 사랑을 받을 것이니....”
갈치, 꽁치, 삼치 등 자고로 성질 급한 놈들이라 하여 ‘치’라는 공통된 이름을 부여받은 생선들 중 가장 작은 막내격인 멸치. 남해의 청정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멸치는 위에서 언급한 신의 말씀(?) 외에도 김치의 기본 재료로 쓰이는 등 한국인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요긴한 생선이다. (
제주에서는 이런 멸치를 아주 색다른 방법으로 즐기는데 제주 사투리로 멸치를 뜻하는 ‘멜’이 바로 그것. 간달프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호빗족처럼 고만고만한 사이즈의 멸치 세계에서 ‘브록 레스너’마냥 헤비급의 거구를 자랑하는 큰 멸치, 즉 ‘멜’은 보통의 멸치에서는 경험 할 수 없는 튼실한 육질과 생선 특유의 감칠맛으로 오래전부터 제주인 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제주에서는 주로 튀김과 조림으로 ‘멜’ 을 먹곤 하는데 바삭거리는 튀김옷과 고소한 육질의 조화가 그만인 ‘멜 튀김’은 밥반찬은 물론 주당들의 술안주로도 그만이며 짭짜름한 ‘멜 조림’은 간장게장의 아성을 무너뜨릴 차세대 밥도둑이라 할 만큼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특히 제주시청 후문 골목에 위치한 ‘솔지식당’ 에서는 ‘멜 조림’과 함께 제주산 돼지의 ‘가브리살’을 즐길 수 있는데 조금 식상한 표현으로 정말 둘이 먹다 한명이 염라대왕께 면접 보러 가도 모를 정도. ‘생선인 멸치와 돼지고기의 만남? 이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 라며 손사래 치는 분들도 있겠지만 잘 구운 삼겹살과 멸치 젓갈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듯 부드러운 가브리살과 짭짤한 멜 조림 역시 최강의 복식조로 맛의 절정을 선사한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음식계의 유남규, 현정화랄까? 아님 선동렬과 장채근?
이렇다 할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제주산 돼지고기, 그 중 하얀색 지방이 알맞게 박혀 있는 ‘가브리살’을 벌겋게 달궈진 불판위에 올리면 곧 지글 지글 대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금세 노릇하게 익어 가는데 다 익은 가브리살을 상추 및 파 무침과 함께 쌈으로 먹어도 좋지만 역시 고기주문시 서비스로 제공되는 ‘멜 조림’을 곁들여야 ‘솔지식당’ 만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멜 두어 마리를 상추에 올리거나 조림양념에 고기를 푹 찍은 후 큼지막한 쌈을 만들어 입안에 넣으면 ‘쌈장&고기’ 와는 또 다른 색다른 ‘멜 조림&고기'의 행복한 맛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전혀 비리지 않는 조림양념이 쌈장 역할을 대신해 상추, 깻잎, 파 무침, 마늘, 가브리살 등 갖가지 고기의 맛을 하나로 통일시켜 주는 것은 물론 간혹 과도한 짠맛의 쌈장 탓에 고기의 온전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것과 달리 이곳의 쌈은 가브리살의 부드러운 지방층과 멜 조림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처음부터 끝까지 혀에 남는 진한 감칠맛을 선사한다.
은근한 중독성이랄까? 자기도 몰래 경쟁하듯 먹다보면 꽤 넉넉하게 쌓였던 고기접시는 금세 하얀색 바닥을 드러내고 ‘멜 조림’ 역시 멜 은 간데없고 몇 숟가락 남지 않은 조림양념만이 뚝배기에 남아 있을 뿐이다.
은근한 중독성이랄까? 자기도 몰래 경쟁하듯 먹다보면 꽤 넉넉하게 쌓였던 고기접시는 금세 하얀색 바닥을 드러내고 ‘멜 조림’ 역시 멜 은 간데없고 몇 숟가락 남지 않은 조림양념만이 뚝배기에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가브리살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이때야 말로 ‘솔지식당’만의 별미를 맛볼 수 있는데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먹는 특제 비빔밥이 바로 그것. 하얀색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뜨끈한 공기 밥을 뚝배기 안에 가득 넣고 남은 멜 조림 양념에 슥슥 비며 먹는 비빔밥은 자칫 느끼함으로 남을 수 있는 가브리살의 뒷 여운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것은 물론 강호동급의 식사량을 자랑하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1% 부족했던 허기를 단박에 채워 준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고기를 다 먹은 후 비빔밥까지 슥삭 하고 나면 임산부만큼 거대해진 자신의 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고기를 다 먹은 후 비빔밥까지 슥삭 하고 나면 임산부만큼 거대해진 자신의 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지식당’의 ‘멜 조림’은 고기 주문시 각 테이블 당 한 개씩 서비스되기 때문에 따로 주문할 필요는 없다.
‘멜 조림’만을 맛보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단품 메뉴로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 단, 이곳의 ‘멜 조림’은 근처 직장인들의 초 인기 메뉴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점심시간에 방문해야 수월히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높은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게 규모가 아담하다보니 자칫 자리가 없어 후일을 기약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고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먼저 먹듯 부지런한 자가 맛있는 ‘멜 조림’을 먹을 수 있는 법이다.
☎ 725-2929
(위치. 제주시청 후문에서 남쪽으로 한 블록 올라가면 도로변에 위치한 솔지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멜 조림’만을 맛보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단품 메뉴로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 단, 이곳의 ‘멜 조림’은 근처 직장인들의 초 인기 메뉴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점심시간에 방문해야 수월히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높은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게 규모가 아담하다보니 자칫 자리가 없어 후일을 기약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고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먼저 먹듯 부지런한 자가 맛있는 ‘멜 조림’을 먹을 수 있는 법이다.
☎ 725-2929
(위치. 제주시청 후문에서 남쪽으로 한 블록 올라가면 도로변에 위치한 솔지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