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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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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속의 작은 스페인 ‘께리꼬 제주’

제주 속의 작은 스페인 ‘께리꼬 제주’

by 제주교차로 2018.06.05

정열적인 스페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께리꼬 제주’
여자의 마음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던 5월이 끝나고, 머리 깊숙한 곳에서부터 몽글몽글 땀이 맺히는 여름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따뜻한 봄날 가볍고 간편한 음식들로 입맛을 살살 돋우었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진한 음식들을 만나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봄철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접시 위를 채워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밥상이 떠오르고, 여름철에는 차갑거나 뜨겁거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밥상이 떠오르곤 한다. 오늘 소개할 밥상은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은 아니지만, 정열적인 스페인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스페인요리 전문점인 ‘께리꼬 제주’다.
제주도 동쪽의 아름다운 바다 세화해안도로에 위치한 ‘께리꼬 제주’는 제주 바다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스페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앞마당이나 창가로 보이는 풍경들은 모두 제주도의 모습이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스페인의 어느 플라멩고 공연장으로 들어선 기분이 들게 하는 인테리어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정렬된 테이블 끝에는 마을을 배경으로 큰 창이 나 있어 마치 스페인에서 제주도의 풍경사진을 걸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각 테이블마다 놓인 플라멩고 추는 여인들의 장식품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이 놓여 있어 공연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께리꼬 제주에서는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빠에야와 감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원래는 하몽도 판매를 했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빠에야는 스페인에서 흔하게 즐길 수 있는 해산물과 먹물 빠에야도 있고,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주흑돼지 빠에야도 있다. 그리고 먹물 빠에야에는 한치가 들어가 있어 제주도만의 특색을 살렸다.
제주 흑돼지 빠에야가 가장 제주스러운 맛을 낼 것 같았지만, 제주와 스페인의 맛을 모두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먹물 빠에야와 감바스 알아히오를 주문했다.

감바스는 올리브 오일에 새우, 마늘, 페페론치노 등을 넣고 끓인 스페인 전채 요리다. 감바스(gambas)는 새우를, 알 아히요(al ajillo)는 마늘 소스를 뜻하는 스페인어다. 보통 술과 함께 먹는 안주로 즐기며 메인 요리로 먹기도 한다. 그리고 스페인 요리를 먹을 때 꼭 함께 먹어야 하는 음료는 ‘샹그리아’다. 샹그리아는 느끼한 음식을 먹은 후 입안을 헹구어 내기 가장 좋고 맛있는 음료다.
주문 후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식전빵이 나온다. 스페인에 가면 어디를 가든 가장 흔한 음식이 이 식전빵인데, 올리브 오일에 소금을 섞어 찍어 먹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그 맛이 계속 맴돌아 자꾸만 생각나게 된다. 그 맛을 상상하며 빵과 함께 나온 올리브유에 빵을 적셔 먹었다. 소금이 없어 그 맛은 덜했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빵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순식간에 해치운 빵의 자리를 채워주듯 감바스가 또 맛보고 싶었던 빵과 함께 그 뒤를 이었다. 오동통한 새우와 먹음직스럽게 저려진 양송이버섯과 마늘, 고소한 빵 위에 새우를 한 점 올려 먹으니 새우의 짭조름한 맛에 스페인에서 먹었던 그 빵과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맛있게 구워진 한치가 올라간 먹물 빠에야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밥도 포슬포슬하고 간도 적당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약간 꼬들꼬들한 밥알에 짠맛이 강하게 느껴져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식당을 찾아다녀야 했지만, 이곳은 제주도의 스페인요리인 만큼 우리의 입맛에 안성맞춤이다.

아름다운 세화리의 풍경과 함께 정열적인 스페인의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께리꼬 제주’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상호명 :께리꼬제주
주소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460(세화리 1477-15 1층)
전 화 : 064-784-1460
메 뉴 :제주 해산물 빠에야 19,000원, 한치 먹물 빠에야 18,000원, 제주 흑돼지 빠에야 17,000원, 감바스 알아히요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