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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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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삼겹살의 추억 ‘괸당집’

냉동삼겹살의 추억 ‘괸당집’

by 제주교차로 2019.07.25

흑돼지가 유명한 제주에서 돼지고기란 매우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굳이 식당을 찾지 않더라도 동네슈퍼나 대형마트에서도 질 좋고 값싼 고기들을 마음껏 살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제주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가진 축복 중에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돼지고기의 맛이 보장된 제주에서 돼지고기 맛집의 기준을 조금 달리해야 변별력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맛있는 돼지고기를 더 맛있게 ‘굽거나’, 더 맛있게 ‘양념하거나’, 혹은 더 맛있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거나.
제주 도남동에 위치한 ‘괸당집’은 돼지고기에 추억의 맛을 선사해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괸당집은 간판부터 시작해 내부 인테리어와 식기, 심지어 물병까지 우리를 1980년대로 추억을 소환시켜준다.
물론 최근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한 터라 이미 누군가에게는 식상한 공간이 됐을 수도 있지만 1980년대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소품이나 맛을 통해 새록새록 솟아나는 ‘향수’는 부정할 수 없다.
‘괸당집’의 주요 메뉴인 냉동삼겹살은 사실상 ‘냉동삼겹살 맛’이다. 맛 자체로는 특별할 것은 없지만 불판에 은박지를 펼쳐 얇은 삼겹살을 하나 둘 씩 펼칠 때마다 끊임없은 추억들이 방울방울 솟아나며 대화가 끊이질 않게 된다.
마치 소품처럼 제공해주는 꽃무늬 스텐 쟁반을 가득 채운 반찬들 역시 맛보다는 그 비주얼에 또 다시 웃음을 짓게 된다. 이미 SNS상에서 ‘레트로’라는 테마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비주얼이지만 괸당집의 반찬들은 냉동삼겹살과 어울리는 찬들로 맛까지 채우고 있다.
냉동삼겹살과 함께 구워먹을 수 있는 조개 관자를 메뉴로 판매하고 있어 삼겹살만으로 허전하다면 함께 시켜보길 추천한다.
하지만 관자는 잘못 구우면 질겨지는대다가 삼겹살의 고소한 맛에 가려져 자칫 특징을 찾아내기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 관자는 굽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에 따라 그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1인분 8,000원으로 야박하지 않은 양을 제공하지만 은박지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 한쌈, 한쌈 먹다보면 불판은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하지만 괸당집의 또 다른 킬포인트는 바로 철판에 볶아주는 볶음밥이다. 이미 배가 부르더라도 볶음밥으로 마무리 해야 괸당집을 제대로 즐겼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고기와 야채 등을 잘게 썰어 불판에 깔고 볶아주는데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는 듯 또 다시 볶음밥의 제작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볶아서 호일에 싸주는 볶음밥은 ‘매우’ 뜨겁지만 식기 전에 먹어야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상호명 : 괸당집
주 소 : 제주시 도남로 26 (도남동 913-6)
전 화 : 064-726-0405
영업시간 : 17:00~01:00
메 뉴 : 냉동삼겹살 8,000원, 키조개관자 8,000원, 된장찌개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