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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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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14코스]혼자만 알고 싶은 보물장소 '월령리 마을'

[올레14코스]혼자만 알고 싶은 보물장소 '월령리 마을'

by 제주교차로 2017.11.14

혼자만 알고 싶은 보물 장소 ‘월령리 마을’

국내 유일 선인장 자생지 ‘월령리 마을’
불과 몇 년전 우연히 찾았던 월령리 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인기척이 없고 골목길을 지날 때면 발자국에 개짖는 소리만이 낯선 사람을 반겨주는 곳이었다. ‘월령리’를 ‘유령리’로 바꿔도 어울릴 법했다. 이 호젓함이야말로 월령리 마을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힐 때가 있었다. 이를테면 누구나 공개하고 싶지 않은 조용한 여행지처럼 말이다.
예쁘게 찰랑거리는 파도와도 다소 거리가 멀었고 해안 바위에 자라나고 있는 선인장은 쀼루퉁하게 고개를 내민 듯 확실히 제주의 다른 관광지와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월령리의 조용한 마을이었던 선인장자생지 마을은 올레길 14코스의 일부로 변화했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 촬영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점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숨겨두고 혼자만 알고 싶은 보물장소 같은 곳이지만 바닷가에 핀 선인장의 묘한 풍경을 소수만 알기에는 큰 죄악임을 한번 본 사람들이라면 느꼈으리라.

월령리는 국내 유일 선인장 자생 지역으로 바다의 바위 위로 선인장이 뻗어 있는 풍광은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선인장 군락지가 펼쳐지며 해안 바위를 뒤덮은 선인장 야생 군락지는 천연기념을 429호로 지정돼 있다. 목재 데크길로 이어지는 해안가에서 선인장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예로부터 월령리에서는 뱀이나 쥐가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돌담에 선인장을 심었다고 한다. 월령리 자생종 선인장은 멕시코가 원산지로 선인장이 쿠오시로의 난류를 타고 열대지방으로부터 밀려와 야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5~6월에는 노란 꽃을 피우고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자주색 열매가 열린다.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에 강해 가뭄에도 고사하는 이리 업고 6~7월이면 노란꽃이 피고 11월에는 열매가 보라색으로 익어가고, 이 열매는 백년초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 마을의 고소득 작물이다. 선인장 마을 답게 인근 카페에서는 선인장 주스를 판매하고 있으니 한번쯤 맛보길 추천한다.
월령리 마을은 그 누군가에게는 조용하게 산책을 했던 마지막 아지트였을 것이다. 아름다운 선인장 마을을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이 방송될 즈음에는 호젓함을 더 이상 즐기게 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바다에 핀 선인장의 ‘야생미’는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