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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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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20코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올레20코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by 이연서 기자 2017.11.22

김녕해녀의 단단한 삶 금속에 녹아들다

(올레20코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제주에서 에메랄드 해변길을 원없이 걸을 수 있는 김녕-세화 구간 올레길 20코스를 걷다보면 재밌는 마을이 등장한다.
해안가에 위치한 김녕의 금속공예벽화마을은 언뜻 해안가에 위치한 조용한 마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거닐다 보면 금속으로 제작된 벽화들이 마을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2015년 3월 공개된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은 제주도 문화/예술 단체 ‘다시방 프로젝트’에 의해 10명의 예술가들이 김녕마을을 버려지는 금속 제품과 제주의 현무암을 이용해 벽화마을로 탈바꿈시켰다.
제주 해녀의 일생을 주제로 각각의 건물마다 모두 다른 조형물이 설치돼 길을 걷는 내내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0코스가 시작하는 곳부터 마을, 김녕 해수욕장까지 약 29가지의 작품이 전시됐다. 총 29점의 작품으로 기존에 벽화마을 하면 떠오르는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은 아니지만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 낸 해녀의 일생을 보며 걷다 보면 척박한 그 삶에 잠시나마 녹아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벽화보다 더욱 인상적인 풍경은 바로 그들의 일상이다. 골목 사이사이로 걷다 보면 제주 주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여행객들에게는 태왁이나 낮은 돌담은 낯설음으로 다가와 더욱 큰 재미로 느껴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감상이 되는 곳. 예술이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안내판이나 팸플릿은 따로 없고 벽화마을은 김녕 주민이 실제로 살고 있는 마을을 탈바꿈시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너무 소란스럽게 떠들거나 집 안을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작과 끝이라는 안내 표지가 없을뿐더러 사람들이 별로 없어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데다 잊어버릴 만하면 하나씩 등장하는 작품들이 타 벽화마을과는 분위기가 사못 다르지만 제주를 사랑하는 예술가들의 마음과 마을 주민들이 공존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