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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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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10-1코스]일렁이는 청보리 물결에 실려온 봄의 기운, 가파도 청보리 축제

[올레10-1코스]일렁이는 청보리 물결에 실려온 봄의 기운, 가파도 청보리 축제

by 장미라 객원기자 2019.05.03

유난히 더디게만 오던 제주의 봄이 본격적인 계절을 맞아 화사한 봄꽃을 활짝 만개했다.
짧게 핀 벚꽃이 진 자리에는 노란 유채꽃과 핑크빛 갯무꽃이 다시 그 자리를 채워주며 봄의 설레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금 제주에는 또 다시 청보리의 계절이 돌아왔다.

바로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 마라도가 보이는 섬속의 섬, 가파도에는 청보리 축제 (2019.3.31.~5.12)가 한창인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가파도는 청정바다 앞으로 한라산을 비롯한 산방산, 송악산, 고근산, 군산, 단산 등이 병풍처럼 에워싼 듯 비경을 품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전체 면적이 84헥타르의 작은 섬이지만 섬 면적의 70% 가량이 청보리밭인 만큼 2009년부터 시작된 청보리 축제가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청보리 축제의 대표주자로 굳건히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제 청보리는 가파도의 빼놓을 수 없는 더없이 소중한 관광자원인 셈이다. 최근 모 방송국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가파도 청보리밭이 촬영장소로 방송을 타면서 지금 제주의 그 어느 곳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청보리가 거대한 파도처럼 일렁일 때마다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달려가 폭신한 청보리밭에 눕고 싶을 만큼 그 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노곤함이 절로 치유될 것만 같은 환상의 섬, 가파도 그리고 청보리.
단, 청보리 축제를 보기 위해 가파도를 찾는 사람이 많아 모슬포여객터미널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할지도 모르니 반드시 출발전 전화로 당일 표 예매 상황을 꼭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어렵사리 구한 가파도행 티켓을 손에 쥐고 배에 올라 약 15분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 가파도 마을 올레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제주의 그 어느 곳에서 느낄 수 없는 가파도의 매력에 푹 빠져 하루만 더 머물고 싶은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파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라면 가파도항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긴 밭담을 따라 이어진 청보리밭 풍경이다. 그 청보리밭 앞으로 송악산, 고근산, 용머리해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가히 백미(白眉)중에 백미가 아닐 수 없다.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날이면 송악산 왼쪽으로 또렷한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틔인 시야 또한 가파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이곳에서라면 평생 기억에 남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 서서 바람이 불때마다 일렁이는 초록빛 파도를 느끼노라면 바쁘고 지친 일상에 포근하고 따뜻한 호흡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