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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교육/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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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면 기초수급 탈락...자활사업 밑빠진 독 물 붓기

일 하면 기초수급 탈락...자활사업 밑빠진 독 물 붓기

by 제주일보 2012.11.26

의료.교육.주택 등 지원 못 받아 근로.자립 의욕 꺾는다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씨(58·제주시)는 자활사업에 참여해 3개월간 해왔던 길거리 청소 일을 최근 그만뒀다.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로 매달 79만원과 교통비 6만원을 받았으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일이 녹록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일을 포기한 속사정이 있었다. 일을 계속하면 기초수급에서 탈락할까봐 불안한 마음이 더 앞섰기 때문이다.

수급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활사업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전락하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 10월 말 현재 자활사업에 참여한 836명의 수급자 중 탈 수급자는 94명으로 11%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860명이 참여했으나 탈 수급자는 82명(9.5%)에 머물렀다. 자활사업은 청소와 간병, 택배, 식당 보조, 영농 도우미 등 일이 주어지고 있다.

그런데 기초수급을 유지하면 52가지의 보장 및 지원을 받을 수 있으나, 자활사업에 참여해 일을 하면 이 혜택을 전혀 못 받는 데 문제가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가 근로 의욕을 꺾는 것이다.

특히 수급자들은 탈 수급을 할 경우 의료비지원이 사라지는것을 가장우려하고 있다.

제주도가 올 10월 말까지 수급자들에게 지원한 진료비는 2만3083명, 509억원에 달하고 있다. 수급자 대다수가 무상 의료 혜택을 받은 셈이다.

또 중·고교생 입학·등록금 전액 면제를 비롯해 영구임대아파트 입주, TV수신료 및 통신료 감면, 쓰레기봉투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기초수급 자격에 달려 있다.

이로 인해 100만원을 벌어 수급자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덜 벌어도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올해 수급자는 신규로 1546명이 늘어 총 2만1868명에 이르고 있으나, 일을 해서 탈 수급에서 벗어난 인원은 94명에 불과한 이유는 일을 안해야 이익을 받는 기초수급 제도에 있다.

수급자 증가는 빠듯한 지방 재정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제주도 사회복지 예산 5706억원 가운데 수급자에게 지원된 예산은 전체의 25%인 14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급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혜택이 근로 기피를 부추기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수급자들이 일자리를 얻어도 2년 동안 의료와 교육급여는 계속 지원하고 있고, 희망키움통장사업으로 적금을 들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제주도 복지청소년과 710-2810.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